팔란티어, 포용성과 ‘퇴행적’ 문화 비판한 짧은 선언문 공개
2026. 4. 20. 오전 2:00:11 · 예상 읽기 4분
간략 요약
팔란티어가 ICE 협업과 ‘서구’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행보로 더 큰 이념적 검증을 받고 있다.
상세 요약
감시 및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는 최근 알렉산더 카프 CEO의 저서 The Technological Republic를 ‘간략히 정리한’ 22개 항목 요약문을 공개했다.
카프와 팔란티어 대외협력 총괄 니컬러스 자미스카가 쓴 The Technological Republic는 지난해 출간됐으며, 저자들은 이를 팔란티어의 작업을 떠받치는 이론을 처음으로 체계화하기 시작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비평가는 이 책을 ‘책이라기보다 기업 홍보 자료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후 팔란티어의 이념적 성향은 더 큰 주목을 받아왔다. 기술 업계 인사들은 팔란티어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협업을 두고 논쟁을 벌였고, 회사는 스스로를 ‘서구’를 방어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실제로 미국 민주당 소속 연방의원들은 최근 ICE와 국토안보부에 서한을 보내, 팔란티어와 ‘여러 감시 기업’이 만든 도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추방 전략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더 많은 정보를 요구했다.
팔란티어의 이번 글은 이런 배경을 직접적으로 길게 언급하지는 않는다. 대신 회사는 ‘이 질문을 자주 받기 때문에’ 요약문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리콘밸리는 자신들의 부상을 가능하게 한 국가에 도덕적 빚을 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무료 이메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회사 측은 ‘어떤 문화나 문명, 나아가 그 지배 엘리트의 타락은 그 문화가 대중에게 경제 성장과 안보를 제공할 수 있을 때에만 용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매우 광범위한 주제를 건드린다. 한 대목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거대한 서사에 대한 관심을 비웃듯 대하는’ 문화를 비판하고, 다른 대목에서는 군의 인공지능 활용을 둘러싼 최근 논쟁도 언급한다.
팔란티어는 ‘문제는 AI 무기가 만들어질지 여부가 아니라, 누가 어떤 목적을 위해 그것을 만들 것인가’라며 ‘우리의 적들은 군사 및 국가안보에 핵심적인 기술 개발의 장단점을 놓고 보여주기식 논쟁에 빠져 멈추지 않을 것이며,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는 ‘원자력 시대는 끝나가고 있으며,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억지력의 시대가 시작되려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글은 또 전후 독일과 일본을 ‘무력화’한 조치를 비판하면서, ‘독일을 무디게 만든 것은 과도한 대응이었고 유럽은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거나, ‘일본의 평화주의에 대한 비슷하고도 지나치게 연극적인 헌신이 아시아의 세력 균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적었다.
마무리 부분에서 팔란티어는 ‘공허하고 텅 빈 다원주의의 피상적 유혹’을 비판한다. 팔란티어의 논리에 따르면, 다원주의와 포용성에 대한 맹목적 헌신은 ‘어떤 문화와 하위문화는 경이로운 성취를 만들어냈지만, 다른 문화는 평범하거나 더 나아가 퇴행적이고 해롭다는 사실’을 덮어버린다.
팔란티어가 이 글을 토요일 공개한 뒤, 탐사보도 웹사이트 벨링캣의 CEO 엘리엇 히긴스는 ‘회사가 이런 내용을 공개 성명에 담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아무 문제 없다는 듯 보인다’고 건조하게 비꼬았다.
히긴스는 또 이 글이 단순한 ‘서구 방어’를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그의 견해로는, 이 글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기둥인 검증, 숙의, 책임성을 공격하면서 그것들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히긴스는 ‘누가 이런 주장을 하는지도 분명히 볼 필요가 있다’며 ‘팔란티어는 국방, 정보, 이민, 경찰 기관에 운영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 이 22개 항목은 공중에 떠 있는 철학이 아니라, 자사가 옹호하는 정치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는 기업의 공개된 이념’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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